[제4기 경남일보 경제포럼] 13강 염승환 LS증권 이사
[제4기 경남일보 경제포럼] 13강 염승환 LS증권 이사
  • 백지영
  • 승인 2024.10.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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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향을 보고 투자하라”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건 관성에 젖는 겁니다. 과거 잘 맞던 통계니까, 이번에도 그렇겠거니 접근하면 안 됩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지난 2일 경남일보 세미나실에서 ‘변화 속에서 투자기회 찾기’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주식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으며, 격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세울 것을 권했다.

◇국제 금융시장 변화에 주목하라=염 이사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미국의 금리 정책 변화다.

염 이사는 “미국 금리 인하는 글로벌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곧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경제의 활력이 재점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 등 신흥국에 대규모 자금을 유입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한국 수출엔 청신호로 분석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염 이사는 “금리 인하 자체가 경제 회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업률이 올라가면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다”며 “매월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를 통해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용 지표는 경기 회복의 중요한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리 정책 변화와 함께 고용률의 향방이 경제 전망을 결정짓는 열쇠라는 것이다.

중국 시장 역시 간과하지 않았다. 심각한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에도 아무런 부양책을 제시하지 않던 시진핑 정부가 갑자기 2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 이사는 “중국이 빈민 층에 코로나19 때조차 지급하지 않던 현금을 풀고,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중국 정부의 부양책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 높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 정부가 함께 돈을 푸는 상황에서는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고, 자연히 주식 시장엔 호재라고 짚었다.

한동안 바닥을 기던 일본 엔화는 강세가 시작될 거라고 내다봤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금리를 올려 엔화 강세를 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금리 인하와 함께 달러 가치가 떨어져 자연히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고 일본계 해외투자자금의 일본 환류로 이어질 거라는 것이다.

◇탈세계화 따른 기회 찾기=염 이사는 “세계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하며, 탈세계화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짚었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며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무역 패러다임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염 이사는 “세계화 시대에서는 미국이 기술·안보 측면에서 패권 국가로 기능하고 중국은 경제, 러시아는 자원을 맡았다면 이제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 고립주의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의 힘을 빼려는 ‘디리스킹’, 러시아 자원을 아예 끊어버리려는 ‘디커플링’에 더해 유럽의 극우 민족주의까지 더해진 탈세계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탈세계화의 큰 축을 ‘중국 힘 빼기’로 규정하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중국의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중국 판매 비중이 높았던 BMW·벤츠·폭스바겐 등은 주가가 올해 급락했지만, 중국에서 잘 팔리지 않아 중국의 비중이 작았던 현대차에는 오히려 기회의 장이 됐다는 게 단적인 예다.

염 이사는 “중국과 경쟁해 오던 상황에서 지금의 탈중국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다른 분야는 한국 조선업계”라며 “중국산 배가 미국에 가면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선주들은 한국산 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미국이 바이오 분야에서도 반중 행보에 시동을 걸면서, 한국의 바이오 위탁 생산업체에 기회의 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방위비가 급증하는 국제 정세에 발맞춰 △유럽·중동 시장 무기 수출 △미 해군 MRO 사업 위성 인터넷 시장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사회의 전환 정책과 관련해서는 태양광·해상풍력·LNG·원전·ESS에 주목하는 한편, EU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저가 전기차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핵개인의 부상이 경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짚어봤다.

그는 “한 가족 내에서도 아침 식사에서 저마다 다른 음식을 먹을 정도로 개인화된 소비 패턴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연히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길 거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염 이사는 마지막으로 큰 파도만 보지 말고, 바람의 방향을 보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거센 파도가 많이 쳐서 한국 시장은 주가가 많이 내린 상태지만, 이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경기가 꺾이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어두운 한국 주식시장도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지난 2일 경남일보에서 열린 제 4기 경제포럼에 참석한 원우들이 염승환 LS증권 이사의 강의를 들은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지난 2일 경남일보에서 열린 제 4기 경제포럼에서 ‘변화 속에서 투자기회 찾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지난 2일 경남일보에서 열린 제 4기 경제포럼에서 ‘변화 속에서 투자기회 찾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지난 2일 경남일보에서 열린 제 4기 경제포럼에서 ‘변화 속에서 투자기회 찾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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