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음악회 ‘고맙습니다, PC-701 백두산함’ 공연
호국 음악회 ‘고맙습니다, PC-701 백두산함’ 공연
  • 백지영
  • 승인 2024.06.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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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앙상블·해군 군악대…23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
창원에서 6·25 전쟁 당시 대한해협 해전 승전의 교두보 역할을 한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PC-701’ 백두산함을 기리는 음악회가 열린다. 백두산함 승조원의 유족이 이끄는 연주단체가 백두산함의 정신을 이어가는 해군 군악대와 손잡고 준비한 무대로, 6·25를 이틀 앞두고 개최돼 그 의미가 깊다.

아이네앙상블은 오는 23일 오후 5시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해군 군악대와 함께하는 호국 음악회 ‘고맙습니다, PC-701 백두산함’을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대한민국 최초 전투함, PC-701 백두산함을 선양하고 75인 영웅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백두산함은 6·25 전쟁 당시 후방 교란을 위해 600명의 특작 부대원을 태운 채 부산으로 침투하던 북한 무장 수송선을 격침해 대한해협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민족의 운명을 바꾼 전투함이다.

음악회를 준비한 아이네앙상블은 당시 백두산함에 올랐던 고 김수겸 승조원 딸 김영 대표가 대표직과 함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연주단체다. 아이네앙상블이 백두산함을 선양하는 음악회에 나선 건 지난해 6월 동명의 공연에 이어 2번째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보훈 음악회가 펼쳐지지만, 이 공연에 유독 눈길이 가는 것은 백두산함을 알리려는 애끓는 마음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이어온 공연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부친 1주기를 맞아 부친의 생전에도 사후에도 백두산함을 아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호국 음악회 ‘고맙습니다, PC-701 백두산함’을 기획했다.

행정 단위의 재정적 지원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대의를 위해 사비를 털어 마련한 음악회였던 만큼, 1주기를 맞아 뭐라도 했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고 공연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지만 멈추고 싶지 않았다.

지난해 음악회 과정에서 경남도민 등 많은 이들이 여전히 백두산함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절감했던 만큼, 어떻게든 음악회를 지속해 한 명에게라도 더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영리성 없는 공연을 위해 대극장을 빌려야 하는 만큼, 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나 각종 문화예술기관 등의 지원 사업 공모에 도전하고 백방 문을 두드려 봐도 연이은 고배에 한숨이 깊어졌다.

공모 사업 심사에 나가면 심사위원들이 백두산함이 뭔지 모르는 채로 ‘이걸 도대체 왜 하냐’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실망하기 일쑤였다.

김 대표는 “호국 보훈의 달이라 개최할 뿐 딱히 명분은 느껴지지 않는 공연은 마련하면서, 백두산함을 알린다는 뚜렷한 명분을 가진 공연은 외면하는 현실이 아쉬웠다”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니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장삼이사라면 포기할 법도 했지만, 오랜 외국 생활과 백두산함 승조원의 딸이라는 특수성 때문일까 국가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껴온 김 대표는 멈추지 않았다.

다행히 취지에 공감한 BNK 경남은행과 익명의 독지가가 일부 재정 지원에 나섰고, 무엇보다 해군이 함께해줘 큰 힘이 된다. 지난해 음악회 명칭 후원에 나섰던 해군은 당시 공연을 지켜보며 김 대표의 진심을 느꼈던 걸까, 올해는 해군 군악대를 무대에 올리고 진행 인력과 홍보 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올해 전 단원 개편으로 새로 구성된 아이네앙상블 13인의 연주와 무용, 해군 군악대 33인의 연주와 퍼포먼스 등으로 채워진다. 특히 지난해 공연에서 초연에 나섰던 창작곡 ‘PC-701 백두산함’(정강석 작곡)을 다시 한번 선보인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이 어떻게 마련됐는지를 비롯해 6·25 전쟁 당시 대한해협 전투상황, 그리고 잊힌 75인 영웅들의 업적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으로, 청중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 해설도 준비했다.

김 대표는 “전쟁은 전쟁일 뿐이라고 여기는 분도 있겠지만, 대한해협 해전에서 승리하지 않았다면 UN 지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민족의 국운을 바꾼 백두산함을 앞으로도 계속해 음악으로 알려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무료 관람. 문의 010-8937-2490.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PC-701 백두산함. 사진=해군
PC-701 백두산함. 사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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