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테마박물관 유경미술관, 박정일 초대전 ‘홍티’
해금강테마박물관 유경미술관, 박정일 초대전 ‘홍티’
  • 김윤관
  • 승인 2024.05.0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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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까지, 공단 조성으로 사라지는 부산 사하구 무지개마을 사진기록
거제 해금강테마박물관 유경미술관은 5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공단의 조성으로 사라지는 부산 사하구의 바닷가 무지개 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한 박정일 작가의 초대전 ‘홍티’를 개최한다.

박 작가는 2019년 홍콩의 민주화를 외치는 시위대와 함께 전쟁터와 같은 그곳에서 극렬했던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몇 해 전부터는 경북 경주 천북의 한센인 집성촌 희망농원과 경북 의성의 국내 마지막 성냥공장인 근대산업유산 성광성냥공업사를 기록해오고 있다.

부산에 있는 홍티마을은 무지개 언덕과 함께 낙동강이 유입되는 하구와 연결된 포구 마을이다. 지금은 마을의 서쪽 해안에 무지개 공단이 조성됐고, 해안은 좁은 수로의 형태로만 남아 소형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다. 공단의 조성으로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포구의 기능도 거의 상실됐다.

도시는 개발과 현대화라는 속성을 가지며 그 속에 잠재하는 욕망의 에너지는 하늘의 한쪽 끝을 삼킬 만큼 강하다. 급속하게 변해가는 개발 속에서 초라하게 방치된 포구와 몇 푼 안 되는 보상금으로 고향을 잃고 도시 빈민으로 내몰린 주민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이미 오래전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졌다. 도시의 과도한 개발과 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이라면,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박 작가는 지역을 기록하고 보존한다는 것은 그것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까지 지키는 일이라는 일념 하에 사라지는 지역들을 사진으로 남겨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사진들을 작업하며 홍티마을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몇 푼 되지 않는 보상금으로 도시의 변두리를 전전하다 다시 홍티마을로 돌아온 사연 등을 마주했다.

박 작가는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관점이 아니라 생성·순환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알리고 싶다”며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홍티마을을 기록하고,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 놓인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윤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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