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만 바라보는 잊혀진 6.1 지방선거
대선만 바라보는 잊혀진 6.1 지방선거
  • 이홍구
  • 승인 2022.02.02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지역선거 챙기다 대선에 소홀할라”
출마선언, 예비등록 등 대선 이후로 미뤄
사실상 ‘지방선거 운동 금지령’ 분위기
속전속결 지선에 ‘묻지마 투표’ 우려도
‘6·1 지방선거’가 지난 1일을 기준으로 1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은 ‘3·9 대선’에 가려져 물밑 탐색전만 오가는 모양새다. 특히 대선에 올인하고 있는 여야 정치권은 당원과 예비후보자들에게 사실상 ‘지방선거 운동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져 대선의 종속변수가 된 지방선거에서 깜깜이 묻지마 투표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고 있다. 18일부터는 광역의원·기초자치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다음 달 20일부터는 군 의원과 군수 등 예비후보 등록이 각각 시작된다. 본 후보 등록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12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도지사와 교육감 선거의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고 제한된 범위의 선거운동도 허용되면서 도내 정치인의 물밑 경쟁도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력 후보들은 설 명절기간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SNS 등을 통해 얼굴 알리기 인사를 하며 몸 풀기에 나섰다. 하지만 현역의원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은 아직은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드는 것은 자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예비후보자 등록 첫날인 지난 1일에는 김상권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와 허기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 등 2명만 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는 대선에 우선적으로 전력투구하고 있는 여야 정당의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준비 탓에 대선 선거운동이 소홀해 지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지방 조직들이 자기 지역 선거만 챙기다 정작 대선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대선에 올인하기 위해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예비후보 등록을 3·9 대선 이후로 일괄적으로 미루기로 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공직 후보자 검증위원회도 대선 이후에 가동한다. 대신 대선 기여도를 지방선거 공천시 반영하겠다며 예비주자들의 분발을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대선에 집중하자는 차원에서 지방선거 준비자의 출마 선언, 예비후보자 등록, 개인 선거운동을 대선까지 금지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 개최한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필승 결의대회에서도 이러한 방침을 강조했다.

‘대선 승리가 곧 지방선거 승리’라는 여야 정당들의 선거 전략이 표면화되면서 지방선거는 대선에 종속되어가는 양상이다.

이번 제8대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를 넘어 포스트 대선 정국의 민심을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각 정당이 대선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바빠 지방선거의 전략적 밑그림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선이 끝나면 후보공천부터 선거운동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유권자들은 대선 분위기와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묻지마식 투표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도내 한 도지사 선거 출마예정자는 “대선을 앞두고 지방선거전에 역량을 쏟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당 공천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당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지만 지역의 특수성이 대선과정에서 뒷전이 될 수도 있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고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정만석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